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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평석]행정기관의 항고소송 원고적격에 관한 검토

기사승인 [782호] 2020.04.27  08: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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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 2018. 8. 1. 선고 2014두35379 판결 -

   

1. 이 사건의 사실관계

① 소방청장(변경 전 명칭: 소방방재청장)인 원고는 전라북도 B기관장 갑(甲)이 2011년 7월 22일 A기관장에 취임한 을(乙)의 인사비리 등을 기재한 문서를 감사원 등에 제보한 행위가 허위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등의 이유로 갑을 2012년 11월 9일 직위해제한 후 2012년 12월 27일 해임처분 하였다. ② 국민권익위원회는 감사원으로부터 A기관장에 취임한 을이 인사와 관련하여 부당한 지시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내용의 통보를 받고 2012년 2월 20일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제62조 제7항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위 직위해제 및 해임처분의 취소를 요구하기로 의결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가 이 사건 위원회를 대표하여 2013년 2월 22일 원고에게 위 의결내용을 통지하였다.

 

2. 이 사건의 쟁점

행정기관에게 항고소송의 원고로서의 당사자능력 및 원고적격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다.

 

3. 1심 및 원심의 태도

1심은 원고는 국가의 행정기관에 불과할 뿐 항고소송의 원고가 될 수 있는 당사자능력이 없으므로 이 사건 소가 부적합하다고 판단하여 소를 각하하였으나, 원심은 국가기관 사이에 어느 일방(권익위원회)이 상대방(원고)에 대하여 일정한 의무를 부과하는 조치요구를 한 사안에서 국가기관이 이를 다투고자 할 경우 원고는 ‘행정소송법’ 제45조에 따른 기관소송 법정주의로 인해 기관소송으로 이 사건 조치요구를 다툴 수 없고, ‘헌법재판소법’ 제62조 제1항에서 정한 권한쟁의심판이 가능해 보이지도 아니하다고 하면서 원고로서는 항고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할 것이므로 비록 원고가 국가기관에 불과하더라도 이 사건에서는 예외적으로 당사자능력 및 원고적격을 가진다고 보아 1심 판결을 취소하고 1심 법원으로 환송하였다.

 

4. 대법원 태도

대법원은 법령이 특정한 행정기관 등으로 하여금 다른 행정기관을 상대로 제재적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면서 그에 따르지 않으면 그 행정기관에 대하여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정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한 제재적 조치를 기관소송이나 권한쟁의심판을 통하여 다툴 수 없다면 제재적 조치는 단순히 행정기관 등 내부의 권한 행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공권력 행사로서 항고소송을 통한 주관적 구제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는바 이러한 권리구제나 권리보호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면 예외적으로 그 제재적 조치의 상대방인 행정기관에게 항고소송 원고로서의 당사자능력과 원고적격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5. 평석

가. 행정기관의 항고소송에서의 당사자능력 및 원고적격 일반론

당사자능력이란 소송의 주체로서 재판권의 행사를 받는데 필요한 소송법상 권리능력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법인으로서 당사자능력이 있으나 행정기관은 행정주체가 자신의 이름과 책임으로 과제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기관을 설치하여 기관에게 특정범위의 행정사무를 관장할 권한을 부여한 것으로 민법상 권리주체가 아니므로 당사자능력이 없어 원고가 될 수 없으나, ‘행정소송법’ 제13조 제1항에 따라 소송 수행상 편의를 위하여 피고적격을 갖는다.

행정소송법상 원고적격은 처분 등의 취소를 구할 수 있는 자격을 의미하는 것으로 ‘행정소송법’ 제12조 전단은 원고적격에 관하여 “취소소송은 처분 등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가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률상 이익의 의미에 대해 ① 권리구제설, ② 법률상 보호이익설, ③ 법률상 보호가치 있는 이익구제설, ④ 적법성 보장설 등이 있으나 대법원은 대체로 권리뿐만 아니라 법률에 의하여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 받는 자도 원고가 될 수 있다는 법률상 보호이익설을 취하고 있다.

 

나. 대상판결에 대한 검토

대상판결은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의 원고적격을 인정한 선행판례(대법원 2013. 7. 25. 선고 2011두1214 판결)를 그대로 따르면서 국가기관인 소방청장의 원고적격을 인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도 선행판례와 마찬가지로 당사자능력, 원고적격, 처분성 인정 여부에 대해 각각 검토하지 않고 이 사건 조치로 인해 소방청장이 과태료 내지 징역형이나 벌금의 제재적 조치를 부과 받는 등의 불이익을 다툴 수 있도록 행정기관에 항고소송을 예외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당사자적격의 구비 여부는 개개의 사안마다 달라질 수 있으나 당사자능력에 대한 판단은 모든 사건에서 동일해야 하는바, 특정 사건과 관련된 특정 법령의 내용 및 그로 인해 원고가 처한 특수한 상황을 이유로 당사자능력을 인정하는 것은 당사자능력 개념과 맞지 않고, 가사 대법원의 이 사건 판단처럼 원고가 처한 특수한 상황이라는 이유로 예외적으로 당사자능력·원고적격을 인정하더라도 해석을 통하여 예외를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합리적인 기준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이다.

행정기관에 대하여 예외적으로 당사자능력·원고적격을 인정할 것인지는 피고적격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입법적인 문제로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판결은 법원이 관계 법령에서 허용하지 아니하는 권리구제수단을 해석을 통하여 행정기관에 허용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이소정 변호사, 강원회

이소정 변호사 daesung22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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