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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시선]재택근무 예외구역

기사승인 [778호] 2020.03.30  09: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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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더함은 한 달째 재택근무 중이다. 밀집된 장소에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로펌 환경이 코로나19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구연 변호사는 “송무보다 자문 중심 법무법인인데, 자문 쪽 고객분들은 재택근무를 좀 더 이해해주시는 것 같다”면서 “드물게 대면 미팅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그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곳 변호사들은 재택근무 중 평소엔 일반 통화나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3인 이상 소통할 경우 여러 대화창을 만들고 파일을 공유할 수 있는 메신저 ‘슬랙’이나 ‘라인웍스’를 쓴다. 필요할 때는 사무실에 출근해 대면 미팅을 한다.

코로나19 확산이 법조계의 완고했던 근무형태에 균열을 내고 있다. 대부분 재판이 4월 이후로 밀리는 등 실질적으로 근무형태가 영향을 받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고객사 상당수가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는 점도 법무법인들이 재택근무를 고려하는 요소가 됐다. 대표적으로 제약업계나 홈쇼핑 업계 사내변호사들은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회사 방침을 정해 변호사에게 재택근무를 전면 허용한 사례는 드물다. 대형 로펌 중에선 광장 정도가 직원 2, 3교대 근무를 허용하고, 변호사의 경우 몸 상태가 좋지 않거나 대구 지역 출장을 다녀올 경우 재택근무를 허용한다. 화우도 직원들의 교대근무제를 허용하는 정도다. 변호사 업무 특성상 서면작성 등이 많아 재택, 사외근무가 가능하지만, 상당수 로펌이 전례 없는 재택근무 열풍에 거부감과 두려움을 갖고 있다.

가장 큰 우려는 ‘효율’이다. 사실상 근태 관리감독이 쉽지 않고, 과연 집에서 평소만큼 일하겠느냐는 불신감에서다. 한 소형 법무법인 대표변호사는 “아무래도 긴장이 풀리기 쉽지 않겠느냐”면서 “변호사들은 저마다 개인 사무실에서 근무해 다른 회사 구성원과 접촉 자체가 적어 재택근무를 굳이 허용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변호사들은 이러한 생각은 ‘선입견’에 불과하다고 본다. 사회적 압박은 업무 효율을 늘려주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지만, 지금만큼 법조계에서 재택근무를 실험하기 좋은 시기가 없기 때문이다. 한 변호사는 “파트너 변호사들에게 ‘시간에 대한 통제력’을 잃는 느낌은 견디기 어려운 것이라는 걸 알지만 변화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통된 의사소통 규범을 세우고, 서로 일정을 상시 공유하는 등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안전하면서도 효율적인 재택근무가 가능할 것이란 게 젊은 변호사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코로나19가 여름 이전까지 잦아들지 않는다면 재택근무 움직임은 생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대면 상담 형태의 수임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법무법인들은 언제까지 ‘사회적 거리두기’의 예외로 남을 수 있을까.

 
 
/백인성 KBS 기자

백인성 KBS 기자 isbaek@kbs.co.kr

<저작권자 © 대한변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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