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10살짜리 소년이 케이블 TV에 나와서 트로트를 부르면서 크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가사 내용은 나이는 어리지만 자기도 소위 “상남자”임을 내세우고 있는데, 어린 아이가 귀엽기도 하고, 어른도 부러워할 자신감을 훌훌 풍겨서 이만저만 인기가 아닌 것 같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상남자와 사내변호사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사내변호사가 “내 갈길 막지를 마라” “폼 나게 폼 나게 살아간다”라고 외치면서 자신 있게 법률 자문을 하고, 회사에서의 입지를 닦는다면 어떨까?

필자는 외국계 회사에 일하면서 여러 나라의 리더들로부터 회사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필요한 덕목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견을 들어본 적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덕목 중 하나가 겸손(humility)이다. 흔히 서양인들은 겸손보다 자신감이나 자기표현을 앞세울 것으로 생각하지만, 필자가 만나본 그 어느 누구도 자신감이나 자기표현을 언급한 분은 없었다.

이렇듯, 양의 동서를 불문하고 조직 생활에서는 겸손이 미덕이다. 법무부서는 때로는 준법을 이유로 회사의 대표나 실권자들에게도 과감히 의견을 내야 한다. 하지만 그 방식은 반드시 겸손과 절제를 통해 정제된 것이어야 한다. 이는 법무부서의 회사내 위상이나, 개개 사내변호사의 직급과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요구된다.

회사의 장기적인 존립을 위해서 준법을 위한 의지를 지키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런 기개를 세우기 전에 반드시 1)고객부서와 충분히 의사소통을 하였는가, 2)대안은 없는가, 3)적절한 조언 방식은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이 필요한 것이다.

폼 나게 살아가는 사내변호사가 되기 위해서 겸손과 절제는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진정한 상남자(상여자도 마찬가지)는 겸손과 절제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빛을 발하는 것이다.

 

 

/채주엽 변호사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 전무

한국사내변호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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