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적 의미를 가지는 세(世)와 공간적 의미를 가지는 계(界)로 이루어지는 바로 이 세계에서, 지금과 같은 형태의 우주를 유지시키는 네 종류의 힘이 있는데, 그것은 중력, 전자기력, 약한 핵력, 강한 핵력이다. 자연에 존재하는 위와 같은 네 가지의 기본 힘들을 하나로 통일하는 만물의 이론(theory of everything)이 바로 현대 물리학의 초공간이론(theory of hyperspace)이다. 4차원의 시공간 보다 차원이 높은 10차원의 시공간 개념이 도입되면서 그 동안 복잡하였던 물리법칙이 훨씬 간명하게 설명되는데, 우주의 모든 만물은 ‘시공간의 구조를 통해 진동하는’ 일종의 물결이라는 것이다.

동지(冬至)에서 열린 하늘의 도(道)에 따라, 삶의 토대가 되는 땅의 덕(德)이 섣달 소한(小寒)을 지나면서 열린 후, 이제 입춘 정월에 이르러 만물의 영장(靈長)인 사람이 모든 사물(事物)에 앞서 움직이니, 경자(庚子) 입춘을 맞이하여 새해 덕담을 다차원(多次元)으로 살펴보는 것도 학문하는 사람의 즐거움이다.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이라는 문구가 대문에 커다랗게 붙여지는 정월(正月)을 주역 괘로 표현하면 지천태(地天泰, ䷊)이다.

우선 경(庚)에 대하여는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 오행(五行) 중 금(金)이고, 청적황백흑(靑赤黃白黑) 오색(五色) 중 백(白)이고,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 오상(五常) 중 의(義)이고, 사계춘하추동(四季春夏秋冬) 계절(季節) 중 추(秋)이다. 다음, 자(子)에 대하여는 오행 중 수(水)이고, 오색 중 흑(黑)이고, 오상 중 지(智)이고, 동남사유(내지 중앙)서북(東南四維中央西北) 방위(方位) 중 북(北)이고, 소식(消息) 중 지뢰복(地雷復, ䷊) 동짓달 11월이다.

위와 같은 개념들을 추론하여 종합하면, 경은 만물이 결실을 맺어 세상을 이롭게 하는 백금(白金)으로서의 의(義)이고, 자는 새로운 하늘이 열리는 천개(天開)의 상서로운 조짐을 이 세상에 알리는 귀인(貴人)로서의 양(陽)의 속성이니, 백서(白鼠)를 상징하는 경자 새해에는 추상(秋霜) 같은 정의로움으로 국가사회의 동화적 통합(同和的 統合)을 이루는 대동(大同)의 이념을 심상(心象)하게 된다.

점(占)은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한 총명(聰明)과 예지(叡智)를 갖추기 위해서, 점괘를 뽑아 이를 해석하고 실행하는 현인(賢人)들은 평생 호학(好學)의 자세를 지켜야 한다. 또한 그 점에 따른 결단은 백성의 마음을 기쁘게 하고 백성을 평안하게 하여 신뢰를 얻음으로써 천심(天心)에 부합하는 천명(天命)으로서의 정당성을 갖게 된다. 음양(陰陽), 오행(五行), 사상(四象), 팔괘(八卦), 천간(天干), 지지(地支) 등 동양학에서의 여러 가지 수리(數理) 원리는 그 예측가능성을 좀 더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하기 위하여 발명된 것이다. 여러 가지 수리가 단독이거나 복합적으로 서로 조합을 이루면서 경험적이고 객관적인 논리를 다양하게 전개하는 바탕은 바로 주역 64괘인데, 그 변화 내지 순환 원리는 늘 간명(簡明)하다.

 

 

/김병철 변호사

충북회·법무법인 청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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