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에 오랜 시간 근무하다가 회사, 그것도 비교적 새로 생긴 스타트업으로 옮기고 나니 다른 것도 정말 많고 새롭게 느끼는 것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크게 든 생각이,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사업이라는 것이 정말 쉽지 않구나”라는 것이다.

삼성이 1939년에는 ‘삼성상회’라는 이름으로 먹거리를 팔던 구멍가게로 창업했으나 지금은 글로벌 대기업으로 커 왔던 것처럼 모든 회사의 시작은 그리 대단하지 않다는 사실, 지극히 당연한 것이지만 스타트업의 법무 및 위기관리를 맡으면서 항상 실감하게 된다. 맥도날드 형제로부터 권리를 넘겨 받아 맥도날드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냈던 ‘레이 크룩’의 자서전인 ‘사업을 한다는 것’ 그리고 그의 일생을 영화로 만든 ‘파운더(The Founder)’를 보면서도 마찬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 사업에는 많은 난관이 있지만 그런 난관과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하나의 기업이 성장하고, 지금의 글로벌 기업도 그런 과정을 통해 탄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만약 헛된 꿈이라고 생각하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삼성이나 맥도날드는 없었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니 회사에는 많은 기회와 리스크가 공존한다는 것, 리스크를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회도 함께 막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신사업이나 새로운 프로모션 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도 뒤에 숨겨진 ‘생존의 절실함’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예전에는 “이처럼 문제될 여지가 많은데 굳이 왜 시도할까”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이런 상황에도 시도하는 걸 보니 정말 절실하구나. 문제가 안 되는 방향으로 진행하도록 도우려면 어떻게 할까”를 고민하게 된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사내변호사, 그리고 회사에 조금은 더 동화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회사 입장에서 사내변호사의 수요가 점점 더 높아지는 상황에서, 변호사들도 ‘사업’에 대해서 더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사내변호사의 위상 또한 함께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속한 회사가 지뢰밭처럼 앞에 놓인 위기들을 하나씩 헤쳐 나가면서 하나하나의 기회를 살릴 수 있도록.

 

 

 

/이재환 변호사

(주)한국위메프 법무지원실장

저작권자 © 법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