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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풍당당 여변]진심이 닿기를

기사승인 [763호] 2019.12.02  09:3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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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교 무료법률상담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5년째 정기적으로 법률상담을 해오고 있는데, 어느 날 재학생 한 명이 형사 사건에 연루됐다며 급히 위 상담 프로그램에 신청을 했다. 나는 그 학생과 곧바로 면담 시간을 잡았다.

먼 거리도 마다않고 우리 사무실로 급히 찾아온 그의 사연을 들어보니, 그가 그러한 행동을 하게 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고, 그 부분은 충분히 다퉈봄직했다. 나는 반드시 진술해야할 내용들과 지참해야할 자료들을 알려주고 해당 절차와 예상되는 결과도 조언해주었는데, 내 이야기를 꼼꼼히 적으며 듣고 있는 그를 보니 괜히 더 안쓰러워져서, 나는 그에게 학교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건네며 긴장된 학생의 마음을 풀어주려고 했다. 상담 말미에는 이 일이 결코 당신의 인생에 큰 문제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고 걱정하는 것처럼 나쁜 결과는 나오지 않을 것이니 위축되지 말라는 격려도 해주었다. 그는 애써 눈물을 참고는 고맙다는 인사를 수도 없이 하고 집으로 돌아갔고, 나는 그 학생의 사건이 잘 해결되기만을 바랐다.

그로부터 며칠 뒤, 나는 그 학생으로부터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받아보았다. 그는 내 조언이 조사를 받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심적인 두려움을 내려놓은 덕분에 준비 중이던 취업 시험에도 무사히 합격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나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면 걱정이 산더미같이 쌓여서 아무것도 못했을 것이라며, 내가 도움을 주었던 것처럼 자신도 다른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나는 그의 메시지에 한참동안 먹먹했다. 내가 그에게 해준 것이라고는 함께 고민하고 공감하며 나의 빈약한 지식을 나눠준 작은 일이었다. 다만 나는 그 학생의 문제가 잘 해결되기를 바랐고 그 마음을 표현하고자 노력했는데, 다행히 학생이 내 진심을 알아준 것이다. 고마운 일이다.

갓 변호사가 되었을 무렵, 내가 선배님들로부터 배운 것은 어떤 사건이라도 사명감을 가지고 진심으로 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변호사의 업무는 누군가의 인생 어느 한 지점에 개입하게 되는 것이니, 결코 그 무게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나는 일찍이 배운 대로 사람과 사건을 대함에 있어 진심을 다하겠노라 다짐하였음에도 내가 그대로 살고 있는 것인지가 항상 궁금했다. 내가 아무리 마음을 다한다 하더라도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고, 내 의도가 왜곡되는 경우도 있었으며, 건건이 다른 사건들과 다양한 의뢰인들을 대하는데 지쳐 자신감을 잃은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 학생이 내게 보내준 메시지는 내가 다짐을 어기는 법 없이, 배운 대로 살고자 노력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고마운 답이었다. 그는 내가 그에게 도움을 주었다고 하지만, 그의 인사는 나로 하여금 내 삶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알려준 것이니, 내가 더 감사했다. 나는 그 학생의 인사에 나를 잊지 않아줘서 고맙고 좋은 소식도 함께 들려주어서 감사하다는 답을 보내주었다.

나는 자신감을 북돋아 준 그 학생의 메시지를 떠올리며, 오늘도 다짐대로 살겠노라 힘을 내어 본다. 내게 깨달음을 준 그 학생도 나에게 밝힌 포부를 잊지 않고 모쪼록 건승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안미현 변호사

서울회·법무법인 숭인

안미현 변호사 mhahn013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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