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IBA 서울총회 참관기

1. 들어가며

대한변협 공문을 통하여 IBA를 알게 되었을 때 느꼈던 그 신선한 충격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세계 각국의 변호사들이 교류하는 통로라니, 그 얼마나 매력적인가. 간혹 해외로 여행을 할 때마다 현지 변호사들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전 세계 변호사들이 뭉텅이로, 그것도 대한민국 서울에 쏟아진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황홀한 일이었다. 나는 총회 기간 동안 매일 아침 첫 세션부터 저녁 리셉션까지 쉬지 않고 참가하면서 흠뻑 현장을 느낄 수 있었다.

▲ 참석자들과 토론 형태로 진행되는 소규모 세션

2. 세션 프로그램

나는 처음부터 각국의 변호사들과의 네트워킹을 중점으로 두고 참가하였기 때문에 세션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세션이야말로 깊이 있는 네트워킹의 장이었다. 누군가 IBA 총회에 어떻게 참가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세션 프로그램 안내 책자를 정독하고 철저히 시간표를 짜서 참가하라’고 대답할 것이다.

IBA 총회 참가자들은 오프닝, 각종 리셉션 등 수많은 교류 모임에서 수백 장의 명함을 주고받지만, 그 참가자들의 이름은커녕 국적조차 기억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자신의 관심분야나 전문분야 세션에서 깊이 있는 토론을 통해 만난 참가자들과는 서로 변호사로서의 신뢰를 쌓을 수 있어 꾸준한 인연으로 남을 수 있다. IBA 참석자들이 단순히 친구를 사귀기 위해 이역만리에서 건너온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많은 참가자들에게 IBA 총회 참석은 높은 기회비용을 요구하는 철저한 투자이다. 실제로 총회 이후 나에게 한국법에 관한 자문이나 소송대리를 위한 견적서를 요청해 오는 참가자들은 모두 파티가 아닌 세션에서 만난 사람들이다. 따라서 참가자들과 ‘변호사’로서 지속적인 네트워킹을 원한다면 반드시 세션에 적극적으로 참가하여 변호사로서의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그런데 모든 세션에서 네트워킹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깊이 있는 네트워킹을 위한 가장 이상적인 세션은 라운드 테이블(Around the tables) 토론 형태의 세션이다. 나는 총회 첫 날 지적재산권 관련 라운드 테이블 세션에 참가하였는데, 그곳에는 주제별로 총 15개의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었고 매 30분마다 참가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주제의 테이블로 이동하면서 토론에 참가하였다. 각 테이블에는 지정 패널 3명이 있어 토론의 진행을 이끌었고, 3시간 동안 테이블을 이동하다 보니 그 세션에 참석한 거의 모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 세션에는 한국인이 많지 않았기에 대부분의 테이블에서는 나는 각 주제에 관하여 “한국의 상황은 어떠한지요?”라는 질문을 받았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나는 쉬는 시간마다 각 주제별 질문에 대비한 답변을 열심히 준비해야 했다. 따라서 세션에 참가할 때는 세션 주제에 관한 질문이나 관심사를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물론 라운드 테이블 세션이 아니라도 작은 규모의 세션에서는 참가자 전원이 토론할 기회를 가질 수 있고, 대형 세션에서도 얼마든지 질문을 통해 토론에 참여할 수 있다. 세션이야 말로 네트워킹을 위한 IBA의 꽃이자 축제의 현장이었다.

Gender equality as a stpping stone to equalise minority right session: 소규모세션은 세션 참석자들과의 토론형태로 진행된다.

3. 소셜 프로그램

IBA에서 공식적으로 배부하는 책자에서는 소셜 프로그램을 거의 찾을 수 없지만 실제로는 매일 밤 여러 곳에서 리셉션 및 파티를 진행한다. 대부분의 리셉션들은 참가자들을 통해 정보를 알 수 있고, 간혹 반드시 초대장을 받아야 입장이 가능한 리셉션도 있다. 세션 프로그램에 열심히 참가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도 있다.

4. 마치며

IBA 총회에 풀타임으로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 그곳에서 만났던 참가자들과 다 같이 내년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IBA 총회에서 만날 것을 기약하면서 헤어졌는데, 언젠가는 아름다운 우리 부산에서 총회가 개최될 날을 꿈꾸어 본다.

 

 

 

/박밀알 변호사
부산회·박밀알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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