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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변호사 비밀유지권의 조속한 입법화 필요성

기사승인 [734호] 2019.04.15  09: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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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변호사 비밀유지의 헌법적 함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압수수색하면서 변호사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펌이 검찰 압수수색 대상에 오르기 시작하면 헌법이 보장하는 피의자 방어권이 침해받을 수 있고, 제3자에 대한 변호사와 의뢰인간의 비밀유지가 근본적으로 봉쇄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변호사의 업무상 비밀과 압수에 관한 형사소송법 제112조는 압수거부 대상과 비밀 간수자를 지나치게 좁게 규정함으로써 사전 예방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법률자문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는 문제를 낳았다. 의뢰인이 변호인의 조력을 실질적으로 충분히 받기 위해서는 비밀보장의 신뢰가 전제돼야 하는데 이러한 신뢰는 변호사가 소지하고 있는 비밀이 국가의 강제처분에 의해서도 안전하다는 확신이 수반돼야 비로소 형성된다.

결국 이는 변호사의 비밀유지의무와 변호사-의뢰인 특권을 우리 법체계상 어느 정도의 의미로 받아들일 것인지의 문제로 환원된다. 헌법에는 청원권, 재판청구권 등 기본권 보장을 위한 기본권(혹은 권리)이 존재하는데, 같은 맥락에서 변호사비밀유지권도 위 기본권 보장을 위한 전제로 당연히 인정돼야 마땅하다. 즉, 국민들의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기 위해서는 의뢰인이 변호사와 의사 교환한 내용이나 변호사가 작성한 서류 등은 함부로 외부에 공개돼서는 아니된다는 것이 권리로서 보장돼야 하는 것이다.

 

Ⅱ. 변호사 비밀유지권의 입법화 필요성과 그 한계

그동안 학계와 실무는, 영미법상의 ‘Attorney-Client Privilege’와 ‘Work Product Doctrine’과 같은 변호사 비밀유지특권의 명문화가 시급히 요청된다는 견해를 밝혀 왔다. 영미에서 특권이라 불리는 것은 헌법상 인정되는 기본권은 아니지만 기본권 못지않은 보호의 필요성 때문에 실정법을 통해 보장해주는 권리를 말한다. 즉, 기본권 보장의 전제가 되는 권리이자 기본권 유사적 권리라 할 수 있다. 의뢰인의 입장에서는 헌법상 인정되는 자기부죄금지법리의 실질화를 위해 증언거부의 특권이 필요한 반면, 변호사의 입장에서는 의뢰인과의 신뢰를 유지해 전체 변호사 직역의 존립을 유지하기 위해 별개의 특권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이러한 특권을 인정함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에 대한 적절한 제재조치가 수반돼야 할 것이다. 차제에는 변호사법 등의 개정을 통해 변호사의 권한과 책임에 관한 사항을 보다 강화하고 구체화해 비밀유지의무와 진실의무가 충돌하는 경우 내지 기타 변호사의 윤리적 갈등에 속하는 사안들에 대한 구체적 해결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변호사 비밀유지의무 해제사유의 범위에 대해 구체적 기준을 두고 있는 미국변호사협회의 입장을 참고할 만하다.

즉, ① 의뢰인의 비밀이 제3자의 생명 내지 신체상의 이익 혹은 국가적, 사회적 법익의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의뢰인의 위법행위 등이 개입돼 있는지 여부를 묻지 않고 비밀유지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 ② 의뢰인의 비밀이 제3자의 상당한 재산상의 이익을 침해하는 의뢰인의 위법행위를 방지하거나 그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두 경우로 나누어 변호사의 서비스가 해당 위법행위에 이용되었다면 변호사는 비밀유지의무가 인정되지 않고, 변호사의 서비스가 해당 위법행위에 이용되지 않았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변호사에게 비밀유지의무가 인정된다. 다만 후자의 경우라도 결과의 중대성과 범행의 규모 등을 고려해 공개를 허용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③ 한편,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직무상 취득한 의뢰인의 과거 위법행위에 대한 비밀을 공개할 수 없다고 할 것이나 과거의 위법행위에 변호사의 당시의 법률서비스가 이용되었고, 변호사가 해당 위법행위와 관련해 현재 의뢰인을 대리하고 있지 않다면 변호사의 비밀유지의무를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해는 여전히 논란이 있다.

 

Ⅲ. 결 론

선진국의 입법례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역시 변호사비밀유지권에 대한 명문화 작업을 통해 기업 법무팀, 로펌 및 변호사 개인과 의뢰인 간 주고받은 자문에 대해 공개를 거절할 수 있는 제도 보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나아가 변호사가 의뢰인을 위해 제공한 법률자문 자료 등을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수사기관이 이를 유죄의 증거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일정한 제한을 둠이 상당하다. 그 밖에 의뢰인이 상담하는 과정에서 변호사에게 맡긴 서류나 물건도 보호의 대상이 되는지 등에 관해 보다 폭넓은 공론화 과정을 거쳐 명확한 기준 설정이 필요하다. 공권력의 주체로서 국가기관이 반드시 잊어선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변호사비밀유지특권의 보호를 받는 주체는 궁극적으로 변호사에게 사건과 자문을 의뢰한 국민, 즉 기본권의 수범자인 국가기관이 앞장서 보호해야 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성중탁 경북대 법전원 부교수·변호사·법학박사

성중탁 경북대 법전원 부교수 jtsung@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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